-굳이 말하자면 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을 존나 좋아했다. 베놈과 샌드맨과 그린고블린 주니어가 정신사납게 만들던 3편조차도 아슬아슬하고 헐겁게 쌓아올려진 스토리를 보는 맛이 있었고 그래서 싫어하지 않았다. 그 3편조차도 1, 2편에 비교해서 아쉬울 뿐 평타 이상은 쳐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리부트된 스파이더맨 1편을 봤을때 좀 묘하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이 오늘로서 확실해졌다. 뒷시리즈가 어떻게 뽑힐지 모르겠지만 샘 레이미 3부작이 너무 좋았다 나는...놀거남이 전작을 넘을 날이 평생 올 거 같지가 않아...
-원작 존중을 위한 노력은 느껴지고 그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샘 레이미 쪽이 그런게 덜한 편이었고.
-내가 불만인건 그냥 이 이야기 자체가 1편에서도 느꼈던 건데 상당히 안이하다는 거다...이 악당을 넣고...이 악당이 스파이더맨이랑 싸우는 계기는 이케이케 하면 그럴듯해 보일 거에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피터와 그웬의 연애를 넣어주고 1편에서 뿌렸던 부모님의 비밀에 대한 떡밥을 회수해주면 어떨까요?? 하고 결과물이 나온거 같은데 그 모든것이 밍숭맹숭한 기적이 일어났다(...) 일렉트로는 능력을 얻기 전부터도 영 알 수 없는 캐였고 스파이더맨을 저렇게나 증오하는 이유도...딱히 알 수가 없었다 얘는 사이코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넘기자 근데 해리는...너는 왜...이새기는 분명 피터/스파이더맨을 별개로 보고 있었을 건데 그 둘이 동일인이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어쩜 이렇게 가차없이 행동하나 절친의 정체를 알게된 혼란이나 갈등 같은건 하나도 없고 시발 이새기가 스파이더맨이라니 뒈져라 이것도 아닐건데 전작 3부작의 해리가 참 아쉽다...그리고 피터랑 그웬의 연애는 딱히...그 부분만 히어로물이 아니라 멜로물같아서 되게 부담스럽고 부모님의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조차도 작위적이라서 할 말이 없다. 액션은 나쁘진 않다. 평타 정도는 친다. 다만 주적인 일렉트로가...스파이더맨이 능력을 사용해 싸우기엔 좀 무리가 있는 빌런이라 내가 기대했던 액션은 나올 일이 없었단 것 정도겠지 이럴거면 차라리 전작 2편의 닥터 옥토퍼스랑 싸우는 스파이더맨이 좋았던거 같아 이렇게 만들면 괜찮겠죠? 하고 그냥 단순하게 생각한 느낌
-그웬이 죽은것은 좀 의외였다. 엄청 행복하게 잘 살거 같더라니 생각해보면 피터가 자꾸 그웬 아버지 환각 보는 것부터 복선이었으려나. 그리고 펠리시아가 신경쓰임. 블랙캣이 나오는 건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스파이더맨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 사이에서 고민하면서도 항상 옳은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히어로...? 그런 느낌이었음. 정의를 지키고 악을 처단하는 것을 이상으로 생각하지만 그러기에는 자신의 현실이 무거운 히어로. 그래서 언제나 고뇌하면서도 결국은 뿌리깊이 박혀있는 힘을 가진 자에게 따르는 책임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히어로. 그런 느낌이었는데 놀거남의 피터는 큰 고민이 없어 보인단 느낌.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가 좋았던 것도 그래서였다. 이 새기는 존나ㅠㅠ 궁상스럽고 좀스럽게 살아서 슬픈데 그러면서도 결국은 빨강파랑 쫄쫄이를 입고서 악당을 잡으러 나가고야 마는 그런 면이 좋았는데...뭐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까 이것도 어쩔 수 없으려나. 다만 가장 큰 고뇌가 애인과의 이별인 피터 파커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