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하늘은 말간 연청색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눈길을 좀 밑으로 내리면 앙상한 나뭇가지를 덮어가는,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하는 새순들이 보인다. 겨우내 겨울눈 속에 웅크려 있다 이제서야 조그만 고사리손같은 잎을 펴는 나무들. 철이른 나비가 그 사이를 지나 하늘 위로 팔랑거리며 날아오른다. 날씨도 맑디맑아 상쾌하기 그지없는 날이다.
이런 날에 연기가 되어 날아가 버리는 것은 조금 심하지 않느냐고, 나구모 하루야는 생각했다. 한참 떨어진 곳에서 다른 누군가와 같이 먼 발치의 굴뚝에서 올라가는 회백색의 연기를 보면서. 얄궂게도 바람 한 점 없어서 연기는 일직선으로 쭉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신경쓰고 있지도 않았다. 지금은 자신의 감정만으로 눌려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이름엔 녹색이 들어있는 놈이 왜 무채색이 되어선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냐고 묻고 싶었다.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묘하게 눈물만은 나지 않는 눈을 들어 연기를 쫓으며 나구모는 실감나지 않는 머릿속의 사실을, 생각을 이어나가며 꾹 눌러 더듬어 보았다. 여기에 없는 것뿐이지, 다른 곳에 있는 건 아닐까. 병자 주제에 와구와구 환자식을 먹어치우다가 해맑게 웃어보이는 건 아닐까.
......그럴 리가 없다. 녀석은 죽었고, 싸늘해졌고, 그 싸늘해진 몸조차도 불 속으로 버려버렸다.
미도리카와 류지는, 나구모 하루야를 떠났다. 다시 찾을려 해도 찾을 수 없도록 높고 두꺼운 벽을 둘 사이에 박아두고.
"날씨 좋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귀가 썩는 거 같다고 생각하며 나구모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 화장하기 참 좋은 날이다."
"이런 날엔 자주 나와서 바람도 쐬곤 했었지. 미도리카와랑, 너랑, 나랑."
"그건 그리 나쁘진 않았어, 너만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 색비례가 안 맞잖아. 빨강은 나 하나면 됐는데."
"어라, 같은 생각 했었구나. 나도 나구모가 없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류지가 여느 때처럼 잠들어버리고, 그리고서 다음날 눈을 뜨지 않고, 그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던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이 곳에 있는 둘만은 울지 않았다. 그리고 장례식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오늘, 류지를 화장하는 날조차도 둘은 화장터를 찾지 않고서 화장터가 잘 보이고 평소 셋이서 함께 놀러오곤 했던 이 장소에 찾아온 것이었다. 꼭 짜기라도 한 듯이. 하지만 둘 사이에선 아무 말도 없었다. 애초에 류지가 죽고 나서 나구모와 그는 한 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었다.
당연한 일이다. 둘 사이를 이어준-혹은 막아준- 것은 류지였다. 서로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부딪칠 때마다 서로 피곤함을 느끼는 사이였던 그들이 조금이나마 지금처럼 머뭇거리지 않고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은 좋게나 나쁘게나 류지가 그 사이에서 완충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고 더 나아가서는 그들의 감정변화선조차도 류지에 의해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류지가 없는 지금도 그 사이를 유지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처음보다 훨씬 못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아, 애들이 전해달래. 네가 미도리카와에게 접어준 종이학 천 마리, 같이 태운다고. 미도리카와가 마지막까지 그 종이학 정말 소중히 여겼다고."
"흥, 그깟 종잇조각 같이 태우는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나한테까지 전하란 거야. 어차피 내가 접어서 미도리카와한테 버린 건데."
"그치만 애들에겐 충분히 쇼크였던 거 기억나, 나구모? 천하의 나구모 하루야가 조그만 학종이를 붙잡고 끙끙거리면서 학을 접는 건 꽤나 괴상한 풍경이었다고. 초현실적이었어."
"닥쳐."
류지의 병세가 악화되었을 때, 나구모는 싸구려 학종이를 사왔다. 그리곤 병문안을 가는 시간을 빼면 어디서든 학종이를 손에서 놓지 않고 학을 접어갔다. 그를 아는 모두는 경악했다. 그들이 아는 나구모는 적어도 누군가를 위해서 이런 식의 섬세한 작업을 마다않을 법한 성격은 아니었으니까. 주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나구모가 생전 처음으로 접은 종이학은 목이 너무 짧다던가 꼬리 모양이 이상하다던가 심지어 날개를 펼치다 등이 찢어지는 등 절대 제대로 된 종이학이라 할 수 없는 물건이었지만, 몇백번을 넘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마지막 학을 접을 때는 거의 학접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튀어나온 구석 하나 없이 네 모서리를 완벽하게 맞춰 접은 깨끗한 종이학을 마지막으로 만든 뒤, 그 학들을 실에 꿰어 류지에게 선물했을 때 약간 야윈 얼굴을 환하게 빛내며 웃어 보였던 류지의 표정은 지금도 나구모의 마음 속에 남아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그거라도 남아있지 않으면 수지가 너무도 안 맞지 않는가.
"그 천마리째 학은 지금도 종종 애들이 이야기하곤 해. 도저히 번이 만들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라면서."
"아오...이놈들을 그냥."
"그래도 꽤나 잘 접었던걸."
"당연하지. 이 정도는 한다구."
"그런데 그거 알아? 미도리카와가 보고 놀랬던 그 천마리째 학은, 나구모가 접은 거 아냐."
그렇게 말한 옆사람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어둡게 웃으며 자신을 가리켜 보였다.
"나구모가 자고 있을 때 내가 접은 거랑 바꿔치기했어."
"뭐...?"
"나구모의 소원이 뭐든, 미도리카와와 이루는 거라면 내가 가만히 두고보지 않아. 그러니까 학을 한 마리 접어서 나구모 거랑 바꿨어. 나구모 건, 찢어서 버려버렸어."
"......생각보다 너, 훨씬 치졸한 놈이구나, 히로토."
히로토는 웃었다. 분명 웃는 얼굴인데도 어딘가 텅 비어버린 거 같이 허전한 얼굴이었다.
"나도 미도리카와를 좋아했으니까. 나구모가 뭘 하든 그게 미도리카와에게 닿게 두고 싶지 않았어."
말을 하면서 히로토는 스스로의 감정을 더 확실히 느꼈다. 미도리카와 류지를 좋아했다. 어쩌면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을지 모를 정도로 좋아했다. 그가 죽은 지금도 이 감정은 갈 곳을 모르고 맘 속에 떠돌다가, 옆에 있는 나구모에게로 향한다. 그것은 물론 류지에게 품었던 연심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도록 강렬한 감정이었다.
히로토는 정면으로 나구모를 보고 섰다. 하지만 나구모는 히로토에게 고개를 다시 돌리지도 않았고, 몸을 돌려 히로토를 향하지도 않았다. 더 이상 너와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기라도 한 듯이. 하지만 히로토는 멈추지 않고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더 이상 아무것도 감출 필요가 없었다. 막힌 봇물이 터지듯 하나 둘 씩 짙게 방울진 감정이 뚝, 뚝 떨어져서 텅 비어버린 하얀 마음을 검게 물들여간다.
"찢어서 버리기 전에 종이를 펴 봤어."
"쓸데없는 짓도 세트로 잘 하는구만."
"그 나구모가 종이학을 접는 것도 놀랄 일인데, 안에 조그만 글씨로 한가득 건강해지라고 써놓은 거 보고 놀랐다니까. 설마 천 장, 다 그랬어?"
"어떻게 그렇게 하냐. 일일이 그러고 접다가 그 놈이 뒈지는 게 더 빠를 거 같아서 마지막 한 마리만 그렇게 접었다."
절대로 히로토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는 나구모였다. 그 눈은 하늘 저편으로 사라지는 한 줄기의 연기만을 집요하도록 쫓고 있었다. 그랬다. 처음부터 나구모에겐 류지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히로토의 마음을 알았을 때도 나구모는 히로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만두라고도, 꺼지라고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던 대로 류지를 쫓을 뿐이었다. 그래서 히로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나구모의 마음 속에서 히로토는 갑자기 끼어든 방해물조차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바뀌어가는 풍경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 풍경이 지금 이렇게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 나구모는 불편한 모양이었다. 거기에 묘하게 납득하면서도 또한, 히로토는 이제서야 나구모에게 자신의 행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가학적인 즐거움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류지를 가져간 나구모였다. 너무도 미워 마지않는 나구모였다. 조금이라도 더 악의를 박아넣어 주고 싶었다.
"하긴 그랬겠네. 어쨌든, 나구모를 따라하는 건 짜증났지만 그것만 따라해서 접어봤었어. 그리고 바꿔치기해서 넣었지."
"뭐라고 썼는데."
감정이 제거된 것같이 차분한 나구모의 물음에 히로토는 여전히 웃음띈 얼굴로 대답했다.
"나를 바라봐 달라고. 그것만 생각하면서 썼어. 최대한 얇게 나오는 펜을 사서 왼쪽 윗모퉁이부터 오른쪽 아랫모퉁이까지 까맣게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썼어. 나구모가 천 장의 학을 접으면서 생각했을 마음을 다 지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미도리카와를 생각하면서, 미도리카와의 옆자리에 서 있는 나를 생각하면서."
"감동적일 정도로 멀리 돌아서 왔구만. 넌 에일리어 시절이나 그 때나 항상 하고 싶은 말을 자기 입으론 못 하는 놈이니까. 그래서 네가 역겨웠어."
"응, 나는 비겁하고, 겁쟁이니까. 너처럼 미도리카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순 없었어."
"그럼 나도 비겁하고, 겁쟁이겠네. 나도 그 녀석한테 그런 말 해본 적은 없어."
그렇게 나구모는 딱히 히로토에게 대답하는 것도 아닌 양 히로토의 말 뒤를 이은 뒤 침묵했다. 무엇인가를 곱씹는 듯한 표정으로. 그것이 약간 의외로 느껴진 히로토였다.
"정말? 의외네. 나구모라면 미도리카와가 싫어 도망갈 정도로 좋아한다고 소리쳐댔을 줄 알았는데."
"한 번도 말해본 적 없어. 그래서..."
다 나아서 활짝 웃으면서 퇴원하면, 그 때 말할 생각이었어.
말을 잇는 나구모의 목소리가 낮게 잠겨들어갔다. 아무리 담담하게 말하려 해도 힘들었던 걸까. 그렇지만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히로토가 그랬듯 나구모도 이제서야 말할 수 있는 것이 생긴 모양이었다.
"전부터 좋아했고, 말하려고 했을 때 갑자기 쓰러지더라. 아프다더라고. 병원에 입원해서 매일 침대 위에서 시트를 쥐어뜯으면서 괴로워하더라. 아마 그 때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다면 그 멍청이는 내 말도 더해서 같이 괴로워했을 거야. 고백할 상대한테 그럴 수 있는 놈이 어디 있어. 그래서 다 나을 때까지 기다려서 고백할려고 했어. 그 때가 되면 차이든 받아주든 상관없으니까, 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후련할 거라고 생각했어.
멍청했지. 차라리 그 놈이 아프든 말든 멋대로 말해버릴걸. 내 말 가지고 혼자 고민하고 받아주나 마나로 괴로워하든 말든 고백해버릴걸. 이젠. 고백할 녀석이 없잖아."
히로토는 속으로 생각했다. 네게도 모르는 게 있어, 나구모.
어느 날, 문득 살짝 열린 여닫이문 사이로 봤던 류지의 병실 안, 나구모가 병문안을 왔다가 깜박 두고 간 듯한 져지에 손을 뻗어 품에 안고 있던 류지를 봤던 히로토였기에. 품에 안은 져지가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처럼, 그리고 그게 싫다는 것처럼 꼭 끌어안은 채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내쉬고 있던, 그리고 마지막에 소리 없이 약간 울던 류지를 봤던 히로토였기에. 그 때 다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었던 히로토였기에.
그 뒤 장난삼아 나구모와 같이 있을 때 류지에게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라고 묻자 얼굴이 빨개지면서 꽃이 잘 어울리는 사람, 이라고 대답했었다. 나구모는 그 말에 그게 뭐냐고 폭소했지만 히로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튤립이 어울리긴 어울리겠지. 그리고 그 때, 히로토는 어렵잖게 나구모의 표정을 캐치했었다. 실망과 체념이 들이찬 표정. 류지가 약간 기대감에 어린 눈빛으로 자신의 옆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혼자 '내가 아니구나' 라고 좌절해버린 그 표정. 그 두 사람의 표정에 히로토는 절망했고, 환희했다.
아마 지금의 이 심정은 농도만이 몇백배로 진할 뿐, 그 때와 같을 것이다. 류지가 나구모를 좋아했다는 사실에 절망했고, 나구모가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에 환희했다.
절대로 말해주지 않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히로토는 목끝까지 올라온 진실을, 핏덩이를 억지로 삼키듯 다시 삼켜버렸다.
언제까지고 끊이지 않을 회색 실처럼 땅에서 하늘로 흐르던 연기가 어느새 끊겨 있었다.
맑디 맑은 하늘만이 아무 일도 없었단 듯 홀로 흐르고 있었다.
extra.
'아, 미도리카와, 이거...'
'어, 어라? 져지 아냐? 그거 누구 꺼야?'
'글쎄, 병문안 온 애들 중 하나가 두고 간 거 아닐까?'
빨개지는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어쩌면 열이 올라서라고 생각해주지 않을까? 아니, 그러면 열이 오르니까 쉬라고 하고 가버릴 테니까 그것도 싫다. 혼자는 싫다. 다행히 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져지를 이리저리 들춰보다가 작게 수놓인 이름을 찾았다.
'나구모 거로구나. 없으면 곤란할 텐데, 나구모도 참.'
'그...그, 그렇지? 그러면 히로토가 나구모에게 좀 전해줄 수 있어?'
'응? 당연하지. 마침 가볼 참이었는데. 이건 내가 가지고 갈께. 그러면 미도리카와, 몸조리 잘하고.'
'응! 걱정 마, 오늘은 많이 좋아진 거 같으니까, 다른 애들한테도 오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줘!'
그렇게 히로토가 나구모의 져지를 들고 가버렸다. 다시 병실엔 혼자. 그 아이의 냄새가, 있을 리 없는 온기가 배어있던 져지도 사라진 채 혼자. 무릎을 감싸안았다. 몸을 침범해오는 병이나 아픔보다 무서운 것이 혼자가 되는 것이었다. 하얀 병실에 혼자 격리된 채, 병문안을 왔던 아이들도 언젠가는 돌아가면 혼자가 된다. 그것은 마치 죽은 뒤를 연상시켰다. 땅에 묻히거나 불에 태워져도 이렇게 혼자이겠지.
옆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던 져지가, 마치 그 아이가 있는 거 같아서 좋았는데. 상냥한 히로토가 지금만큼은 조금 얄밉게 느껴졌다.
'나구모...'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러고 보면 며칠 전에 갑자기 빨리 나으라고 구박을 해대길래 왜 그러냐고 울상을 지었더니, 갑자기 답지도 않게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너 빨리 나아서 퇴원해. 안 그러면 내가 죽겠다고. 그런 말을 하길래 영문을 몰라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설마 나구모가 나 때문에 힘들다는 걸까, 아니겠지, 고작 나 때문에 힘들어할 리가 없잖아. 자기가 더 신경쓰는 게 싫으니까 얼른 건강해지란 거겠지. 어느 쪽이든, 건강해지라는 거니까 기쁘다. 그치만 자꾸 이렇게 신경써주면 괜히 설레발 치게 되는데. 지금도 나구모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데.
일단은 빨리 나아서 퇴원해야지. 그리고 많이 준비해서, 꼭 나구모한테 말해줘야지.
좋아한다고.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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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에 썼던 옛날 글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 개를 여기에 백업해두려고 한다.
아마 2009~2010 사이에 썼을 거다 임대에 쌐판 있을때 썼으니까...내가 써놓고 내가 나구모x류지를 처먹는 희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음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없어서 연성버리는 판에 올렸는데 좋다고 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고맙고 힘도 나고 해서 마무리지어서 류지 수 판에 올렸었던 기억이 있음
이나이레를 메인으로 파진 않지만 장르도 커플도 여전히 좋아한다...